이런저런 생각 99

변해가네

언제였던가 나는 사람은 변하는 것이 옳은 건가 변하지 않은 것이 옳은가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 결국 확답은 만들지 못하고 단지 '나는 언제나 나다'라는 시덥잖은 답만 내리고 만족한 척 했지...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알고 있었어 답을 내리지 못한 채 고개 돌린 것이라는 걸 말이야... 그렇게 나는 시덥잖은 답을 내린 것처럼 시덥잖은 시간을 보냈지... 그렇게 나는 답을 내리지 못한 것처럼 내 선택에 고개를 돌렸지... 그러면서도 '나는 언제나 나다'라는 답에 매달려 제대로 보려 하지 않았지... 그러다 언제부터였나 나의 모든 게 변해가는 걸 느끼기 시작했어... 아주 단순한 것부터 아주 복잡한 것까지 천천히 말이야... 그러면 변하는 것이 옳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하긴 변하지 않는 게 어디..

잊어가네

폰겜을 하다 문득 영웅서기가 생각나더라... 그러다 예전부터 계속 쓰던 영웅서기 줄거리도 있고... 그래... 완전히 잊고 산 거지... 참 뭐가 무섭더라... 진짜로 안 잊을 것 같았거든... 그게 그냥 기억이니... 진짜로 학창시절을 함께 보냈잖아? 뭐... 줄거리 쓰는 거야 1, 2년 미룬 것도 아니니 뭐... 그런데 내가 놀랐던 건 언젠가 영웅서기를 잊지 않을까 해서야... 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좋은, 재밌는 기억은 안잊는다 했지... 그런데 진짜 잊어버리면 어떡하지... 뭐랄까... 속이 콱 막히더라...

농담을 하지 않게 됐어

언제부턴가 나도 농담을 하지 않고 사람들도 내게 농담을 하지 않게 됐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분명 고등학생 때는 내가 재밌다는 걸로 친구들이 많았는데... 대학교에 들어오면서일까... 심기를 긁는 농담 탓에 싸운 뒤였을까... 놈담을 받지 못하게 되고부터일까... 언제부터인지 모를 왠지 모를 우울감 탓일까... 그래... 어쩌면 입닥치고 있는 게 낫다는 걸 깨달았을 때 부터일 거야... 누구한테도 상처주지 않고 누구한테도 상처받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 그냥 조용히 입닥치고 있는 것... 최소한 내가 상처받았다고 남에게 상처주는 상호확증파괴는 없잖아... 그래... 나는 농담을 하지 않게 된 게 아니야... 그냥... 타인이 지겨워진 거였던 거야... 타인과의... 교감, 대화, 이해가 너무... ..

결국 나도 같았던 거야...

나도 생각하고 남도 생각했지만 나는 욕심이 없는 줄 알았어... 아니 물론 욕심없을 수는 없지 무슨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그냥 남들보다 욕심이 적다? 그런 사람인 줄 알았어... 몇 년째 같은 옷, 같은 폰, 같은 컴퓨터... 사실 그것보다 난 변하지 않을 줄 알았어... 옷이야 한 1, 2년, 폰이야 3, 4년, 컴퓨터는 5, 6년... 짧지는 않은 시간 그런 시간을 지나면서 난 변하지 않을 줄 알았어... 하지만 누구의 말처럼 중력처럼, 툭 밀어주는 한 번에 사람은 쉽게 변할 수 있는 거야... 남들보다 욕심이 없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욕심을 숨기고 있을 뿐이야... 그래... 그렇게 보면 남과 같은 게 아니지... 남보다 더 못한 거야... 그래... 그게 나였던 거야...